대한축구협회가 지난해 법인카드로 가장 많은 금액을 사용한 곳이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일식당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과거 법인카드 유용 논란을 겪었던 축구협회가 또다시 공금 사용 문제로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이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한체육회 스포츠지원포털 시스템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축구협회 임원들이 지난해 법인카드로 지출한 총 금액 중 가장 많은 금액이 결제된 곳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최 부회장 배우자의 일식당으로, 20차례에 걸쳐 364만5000원이 사용됐다. 이 금액은 축구협회가 결제한 867곳 중 가장 높은 액수였다.
대부분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축구협회가 위치한 종로구 인근에서 발생했으나, 송파구에 위치한 이 일식당에서의 지출이 가장 컸다는 점이 주목된다. 주변인들의 진술에 따르면, 해당 식당에서 이루어진 모임 중에는 축구협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모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가족 문제를 이 식당에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이 공금을 배우자 식당에 몰아줬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비판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최 부회장의 배우자는 “남편이 손님과 함께 온 적은 있지만, 큰 문제가 될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축구협회는 이미 2017년에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해 회장과 임원들이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그때도 가족과 지인 관련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례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특히 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공개 요구에 “사용 내역 없음”이라고 답변해 비판을 받았으며, 이후에야 내역을 공개했다.
강유정 의원은 “축구협회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이 다시 발생했다”며 “정몽규 회장의 축구협회는 책임도 도덕성도 결여되어 있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축구계 관계자들 또한 불투명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등으로 축구협회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